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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자아, SNS, 가상현실)

by 생각의 잔상 2025. 7. 9.
sns 관련 사진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고대 철학자들부터 현대 심리학자들까지 수천 년간 논의해온 주제다. 그런데 이 질문을 Z세대인 나 자신에게 던져보면, 대답이 훨씬 더 복잡해진다. 현실의 나, SNS의 나, 가상현실 속의 나. 이 세 가지가 모두 나일까? 아니면 전혀 다른 존재들일까? 나도 SNS에 사진을 올리고, 메타버스 속에서 아바타를 꾸미면서 문득 생각한다. “지금 이건 진짜 나인가?” 이번 글에서는 나와 같은 Z세대가 자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기술과 환경이 이 자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디지털 자아와 현실 자아의 경계 (자아)

나는 학창시절부터 블로그,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을 통해 나 자신을 표현해왔다. 현실에서는 말수가 적고 조용한 편이지만, 온라인에서는 감성적인 문장과 감각적인 사진을 통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곤 했다. 처음에는 그 간극이 재밌고 새로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로 이런 사람일까?”
Z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 속에서 살아온 세대다. 스마트폰을 처음 접한 나이는 초등학교 저학년이었고, 중학생 때는 이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있었다. 우리는 온라인에서의 자아 표현이 자연스럽고, 때로는 현실보다 더 진솔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현실 자아’와 ‘디지털 자아’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갈등이 발생한다. 나는 실제 성격보다 SNS에서는 더 밝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비추고자 노력했다. 좋아요 수가 많을수록 내 가치가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피로감이 찾아왔다. 자아를 꾸미는 작업은 일종의 연기처럼 느껴졌고, 점점 진짜 내가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다음은 현실 자아와 디지털 자아의 차이를 간단히 정리한 표다.

표현 방식직접 대화, 표정, 태도사진, 텍스트, 이모티콘
의식 정도상대와의 상황에 따라 즉각 반응게시 전 깊이 고민하며 연출
사회적 피드백친밀한 관계 위주불특정 다수의 반응

나는 지금도 여전히 ‘진짜 나’가 무엇인지 자문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면, 우리는 같은 세대임이 분명하다. 자아는 하나가 아니라, 시대와 기술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는 개념이라는 점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된다.

SNS 속의 나, 현실의 나 (SNS)

SNS는 단순한 사진 공유 앱이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현실이다. 나는 여행을 가거나, 새로운 카페에 가거나, 친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때마다 ‘이걸 어떻게 찍으면 더 예쁘게 나올까?’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이 습관은 너무 자연스러워져서 가끔은 내 일상이 콘텐츠를 위해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Z세대는 SNS를 통해 자아를 표현하고, 타인의 자아를 관찰하며 자아 형성을 해나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아가 왜곡되기도 한다. 이상화된 이미지, 필터링된 순간, 편집된 글귀들이 진짜 자신인 양 포장된다. 나 역시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50장 넘게 찍고, 가장 잘 나온 사진 하나만을 고르는 데 시간을 들이곤 했다.
SNS는 자아를 확장하는 공간인 동시에, 자존감을 시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좋아요 수나 팔로워 수가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알려주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댓글 한 줄에 하루의 기분이 좌우되기도 하고, 남들과 비교하며 위축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심리적으로 매우 소모적이다.
아래는 SNS 활동이 자아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한 표다.

자기 표현다양한 정체성 표현 가능현실과의 괴리 발생
사회적 관계공감과 소속감 증진비교로 인한 열등감
자존감긍정적 피드백을 통한 강화‘좋아요’ 수치에 의존

나는 지금도 SNS를 끊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거리를 두고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다. 내가 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며, 내가 보여주는 모습도 단편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자아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가상현실 시대의 자아 탐색 (가상현실)

최근 나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들어가 아바타를 만들어 활동해본 경험이 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하지만 점점 그 속에서의 활동이 현실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의 나는 외모도, 성격도, 직업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었다. 현실에서는 부끄러워 잘 하지 못하는 대화도, 그곳에서는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가상현실은 나에게 또 다른 자아를 선물했다. 그 자아는 나이도, 성별도, 배경도 상관없이 나만의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이건 일종의 해방감이자 치유이기도 하다. 현실에서는 규정되어 있던 모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정체성을 실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다. “현실의 내가 불편해서 가상 자아에 몰입하게 되는 건 아닐까?” 현실 회피가 아니라 확장이길 바라지만, 때로는 그 경계가 모호해진다. 실제로 나처럼 메타버스 활동에 몰입하다 보면 현실의 인간관계가 소홀해지거나, 자아 인식이 왜곡되는 경우도 있다.
아래는 가상현실 자아의 특성과 현실 자아의 차이를 정리한 표다.

형태고정된 외모, 환경 제약자유로운 디자인과 설정
행동사회 규범과 상황 영향자율적, 창의적 표현 가능
정체성경험과 기억 기반선택과 상상 기반

나는 앞으로 자아가 단일한 개념이 아니라, 다양한 층위와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게 되었다. 가상현실은 그것을 실험할 수 있는 장이며, 그 안에서도 충분히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
결국 Z세대인 나에게 자아란, 끊임없이 변화하고 실험하며 만들어가는 존재다. 현실, SNS, 가상현실 그 모든 공간 속의 ‘나’는 모두 나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나는 더 복합적이고 입체적인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