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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반대로 돈다면 (시간, 방향성, 사고방식)

by 생각의 잔상 2025. 7. 3.

세상과 관련된 사진

만약 세상이 갑자기 거꾸로 돈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아침이 오면 해가 뜨고, 밤이 되면 해가 지는 일상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방향은 정해져 있고, 시간은 흐르며, 우리의 사고방식도 그에 맞춰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문득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세상이 지금과 정반대로 돈다면?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방향이 바뀌며, 사고방식까지 반대가 된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상상만 해도 머릿속이 복잡해지지만 동시에 엄청나게 궁금해진다. 지금부터 나는 과학적 상식과 개인적인 상상을 결합해 이 세계를 하나하나 풀어보려 한다.

시간: 거꾸로 흐른다면 인간은 어떻게 살까?

시간이 거꾸로 흐른다는 가정은 단순한 공상이 아니다. 물리학에서 시간의 방향성은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쉽게 말해, 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이 곧 시간이 흐르는 방향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만약 이 무질서도가 줄어들면서 시간이 거꾸로 흐르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게 될까?

나는 이런 가정을 상상해보았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이 되감기되듯 반대로 재생된다면 어떨까? 초등학교 졸업식이 졸업식이 아니라 입학식이 되고,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점점 젊어진다면 나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특히 내 경험 중에서,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함보다 지금의 성숙한 사고방식이 더 좋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그런 사고를 가지고 다시 아동기나 유아기로 돌아간다고 상상하면 아이러니하게도 뇌의 기능은 퇴보하고 있으니 아무 소용이 없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시간 역전'이라는 개념은 양자역학에서도 실험적으로 다루어진다. 예를 들어 입자의 움직임을 반대로 추적하는 실험은 존재하지만, 거시 세계에서는 에너지 손실, 마찰, 생물의 성장 같은 자연 현상 때문에 실현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상상은 자유다. 나는 시간을 되감는 세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화들을 표로 정리해보았다.

현실의 시간 반대 시간 세계
출생 → 성장 → 노화 → 죽음 죽음에서 시작 → 젊어짐 → 어린아이 → 소멸
경험이 쌓인다 경험이 사라진다
배우며 발전한다 배운 것을 잊어간다
기억이 축적된다 기억이 점점 지워진다

결국 이 세계에서는 인생이 하나의 영화처럼 거꾸로 재생된다. 그리고 나는 늘 마지막 장면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살아간다. 그것은 안도감을 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변화에 대한 기대나 희망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는 이런 상상을 할 때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간의 방향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방향성: 앞뒤가 바뀐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방향성이 바뀐다는 것은 단순히 길을 거꾸로 걷는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나는 매일 집에서 회사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데, 만약 모든 시스템이 반대로 설정되어 있다면 출근이 퇴근이고, 퇴근이 출근이 되는 구조다. 지하철은 종점에서 출발해 시종점을 향해 후진하고, 모든 안내 표지판은 거꾸로 배치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계에 태어난 사람들은 그것을 '정상'이라고 인식한다.

이런 세계에서는 '진보'라는 개념 자체가 달라진다. 지금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진보라고 생각하지만, 반대 방향의 세계에서는 '뒤로 물러나는 것'이 발전일 수 있다. 이건 단순한 은유가 아니다. 목표 설정과 결과 평가 방식, 심지어 정치 이념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예전에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를 공부하면서 역방향 문제 해결 기법을 배운 적이 있다. 결과를 먼저 상상하고 그에 맞게 과정을 설계하는 방식인데, 반대 세계에서는 이게 오히려 표준이 되는 셈이다.

현실 방향성 사고 반대 방향성 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뒤로 가야 발전한다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 결과를 상상하고 역산
계획 → 실천 → 성과 성과 → 과정 재설계 → 원인 이해

이런 세계에서 나 같은 사람은 직장생활을 어떻게 할까? 아마 KPI도 달라질 것이다. 상반기 목표가 '결과값 확보'가 아니라 '결과를 전제로 한 현재 조정'일 수 있다. 나는 최근 프로젝트에서 '회고'를 기반으로 한 전략 회의를 했는데, 이 세계에서는 회고가 아니라 '선고'가 되는 셈이다. 방향성의 개념이 달라지면 결국 인간의 삶 전반이 달라진다. 나의 존재가 어떤 공간에 어떻게 배치되는지까지 새롭게 구성될 것이다.

사고방식: 생각의 기준이 반대라면?

마지막으로 사고방식이 반대로 전환된다면 나는 어떻게 사고하고 판단하게 될까? 나는 평소에 문제를 해결할 때 논리적 접근을 선호한다. 원인을 분석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반대 세계에서는 결과를 먼저 설정한 후 원인을 나중에 찾는 구조가 일반적일 수 있다. 이런 사고방식을 '역산 사고'라고 한다. 실제로 창의력 훈련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기법이다.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그게 선택이 아니라 '기준'이다. 나는 예전에 창의력 수업에서 '당연한 것을 뒤집어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어렵게만 느껴졌지만, 반대 세계에서는 오히려 이게 기본 사고인 것이다. 나의 감정과 판단 기준도 바뀐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이성적으로 옳은 것이 우선되지만, 반대 세계에서는 감정적으로 공감되는 것이 우선된다. 이 경우 법, 교육, 윤리의 기준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현실 사고방식 반대 사고방식
논리 중심 직관 중심
원인 → 결과 분석 결과 → 원인 유추
정답을 찾는다 질문을 확장한다
감정보다 사실 우선 사실보다 감정 우선

나는 이런 사고방식이 적용되는 사회에서 자라났다면, 아마 지금보다 훨씬 더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를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혼란과 모호함 속에서 기준 없는 삶을 살아가야 했을 수도 있다. 결국 사고방식의 방향은 인간 존재의 근간을 구성하는 요소다. 세상이 반대로 돈다는 상상은 결국, 우리가 지금 얼마나 정해진 틀 속에서 사고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세상이 반대로 돈다는 상상은 단순한 철학적 가정이 아니라,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창의적 사고의 출발점이다. 시간, 방향성, 사고방식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통해 나는 지금 나의 삶이 얼마나 규칙과 관성에 의해 고정되어 있는지를 자각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나는 이런 상상을 자주 해보려고 한다. 상상은 변화를 이끌고, 변화는 결국 현실을 바꾼다. 그 변화의 시작은 '반대로 보는 시선'에서 비롯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