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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사라지면 (조수간만, 생태계, 밤하늘)

by 생각의 잔상 2025. 6. 30.

달 관련 사진

우리는 하늘을 올려다볼 때 종종 달을 본다. 어릴 적에는 "달에 토끼가 살고 있대"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순수한 상상력을 키워왔고, 조금 더 자라서는 “달은 왜 항상 같은 면만 보일까?” 같은 질문을 품게 되었다. 성인이 되어 과학 다큐멘터리를 접하면서 달의 중력과 지구 간의 밀접한 관계를 이해하게 되었고, 가끔은 “달이 없으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단순히 밤하늘에서 한 조각의 빛이 사라지는 정도일까? 실제로 달이 사라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 이 글에서는 달이 사라질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세 가지 대표적인 변화—조수간만, 생태계, 밤하늘의 변화—에 대해 과학적 설명과 함께 상상을 곁들여 풀어보고자 한다.

조수간만의 변화 - 바다가 멈춘다면?

달이 없는 지구를 상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의문은 조수간만의 변화다. 평소엔 해수욕장이나 갯벌 체험을 하며 밀물과 썰물의 차이를 당연하게 여겼다. 하지만 몇 해 전, 서해안에서 조개잡이를 하던 중 갑자기 물이 확 차오르며 신발을 놓친 경험이 있다. 그 순간 달의 존재를 새삼 느꼈고, 이후 관련 책을 찾아보며 달이 해양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알게 되었다. 달은 지구를 공전하며 지구 바다에 강력한 중력을 작용시킨다. 이 힘이 바닷물을 끌어올려 조수간만 현상을 만든다.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이 절묘하게 맞물려 하루에 두 번씩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며, 이 변화는 세계의 대부분 해안에서 일상처럼 반복된다. 만약 달이 사라진다면, 조수간만의 차는 약 75% 이상 감소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수위 변화가 아닌, 해양 생물의 생존과 인간의 경제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 표는 달이 존재할 때와 사라졌을 때 조수간만의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항목 달 존재 시 달 사라질 경우
조수간만 높이 평균 1~2m, 대조기에는 4m 이상 평균 0.2~0.5m 이하
갯벌 생태계 정상적인 생식과 서식 유지 갯벌 범위 축소 및 생물 다양성 감소
어업 활동 밀물 시간에 맞춘 조업 가능 어획량 급감, 일정 조정 어려움

이러한 변화는 단지 과학자의 상상이 아닌 현실 가능한 시나리오로, 달이 사라진다면 세계 수많은 해안 도시에서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다시는 그날처럼 갯벌에서 조개를 맨손으로 잡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생태계의 변화 - 생명은 달과 함께 숨 쉰다

달이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물의 흐름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생물은 달의 주기—즉, 월령(月齡)—에 맞춰 번식이나 활동 주기를 조절한다. 이를 ‘월주기 생물학’이라 한다. 특히 해양 생물들은 달빛의 밝기나 물의 흐름을 기준으로 서식지 이동이나 산란을 결정한다. 이러한 생명체들은 조수의 리듬에 생존 전략을 맞춰왔기 때문에, 달이 사라질 경우 이 리듬이 무너지고 대규모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제주도에서 스노클링을 하던 중 밤바다에 떠 있는 발광 플랑크톤을 본 적이 있다. 그 광경은 너무도 신비로웠다. 이후 알게 된 사실은, 이 플랑크톤도 달빛의 세기와 위치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달이 없어진다면 그 장면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다음 표는 생태계에서 달이 하는 역할과 사라질 경우의 영향을 정리한 것이다:

영역 달이 있을 때 달이 없을 때
산란 주기 달의 만월·삭에 맞춰 집중 산란 혼란 발생, 개체 수 급감
포식자 활동 달빛으로 시야 확보, 특정 시간에 활발 사냥 시간 왜곡, 포식 실패 증가
이동 패턴 달의 위치 따라 회유·이동 방향 상실, 먹이활동 감소

이처럼 달은 수많은 생명체의 ‘자연 시계’ 역할을 한다. 인간 역시 생체 리듬 일부가 달의 주기에 맞춰 조절된다는 학설도 있다. 달이 사라진다면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누리는 생명의 다양성은 예측할 수 없는 속도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밤하늘의 변화 - 달 없는 어둠, 낭만은 사라질까?

달은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인류 문화의 일부다. 시인들은 달을 노래했고, 연인들은 보름달 아래서 미래를 약속했다. 어릴 적 캠핑장에서 본 보름달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밝고 은은하게 주변을 비추던 그 달빛이 주는 안정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그렇다면, 달이 사라진다면 우리 밤하늘은 어떤 모습이 될까? 달빛은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강한 자연광 중 하나로, 신월에서 보름달까지 변화하며 밤하늘의 밝기를 조절한다. 이 달빛 덕분에 야생동물들은 사냥과 이동을, 사람들은 농경과 야외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달이 사라지면, 별빛 외에는 어떤 광원도 없는 순수한 어둠만이 남게 된다. 다음은 달이 있는 밤과 없는 밤의 차이를 나타낸 표다:

항목 달이 있을 때 달이 없을 때
밤하늘 밝기 평균 -12.7 등급 별빛만 존재, 평균 -6 등급 이하
야외활동 가능성 달빛 덕분에 최소한의 시야 확보 활동 불가, 추가 조명 필요
문화적 영향 중추절, 달맞이, 보름 행사 등 존재 행사 축소, 상징 상실

달이 사라지면 낭만도 사라지는 것일까? 어쩌면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그 보름달이 주는 따뜻한 감정과 문화적 상징을 잃고 싶지 않다. 단지 어둠이 길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의 정서 한 켠이 비워지는 기분일 것이다.

달이 사라진 지구를 상상해보니 단순히 밤이 어두워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조수간만의 변화는 해양 생태계와 인간의 어업 활동을 무너뜨리고, 수많은 생명체의 리듬이 깨지며 생태계는 붕괴한다. 밤하늘의 풍경도, 우리의 문화도 커다란 상실을 겪게 된다. 이처럼 달은 단순한 천체가 아니라, 지구 시스템의 핵심축이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며 다시금 이렇게 말해본다. "달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댓글에 여러분들의 생각도 남겨 주시길 바랍니다.